전한련을 소개합니다.
전한련은 “전국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의 줄임말입니다. 전국 12개 한의과대학, 한의학전문대학원의 학생회들이 연대연합한 단체로 민족의학정립(定立)·국민건강권수호를 기지로 1985년부터 활동해왔습니다. 이렇게 설명해서는 전한련이 정확히 어떤 단체고, 왜 필요한지 감이 잘 오지 않지요?
전한련의 필요성은 각 한의대의 학생회의 필요성부터 생각해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학생회가 하는 역할은 새내기 여러분들이 즐기고 있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 학기마다 1~2회 정도 있는 축제 등 전체 학우들의 친목과 교류를 증진시키는 역할입니다. 또, 학교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만 간식사업·택배/우산대여사업·학교에 파손비품의 수리요청 등 학우들의 기본적인 복지를 증진시키는 역할입니다. 때로는 학내에 학우들의 교육권·생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안(학교 부속병원 폐원, 무료 스쿨버스 운행중지 등)이 발생했을 때 학우들의 총의(總意)를 모아내어 함께 싸우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매우 다양하죠?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학생회의 역할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학생들의,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에 의한 일들을 하는 것이 바로 학생회입니다. 그러면 학생회만 존재해도 될텐데, 굳이 전한련과 같이 학생회의 연대체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전한련의 필요성은 바로 학생회의 필요성과 다르지 않습니다. 역시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단, 여기서 말하는 이해와 요구의 실현은 개별 한의대 학생회의 역할과는 조금 다릅니다.
한의대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는 각 학년간의 교류, 복지, 기본적인 교육권의 보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학교 뿐 아닌 타 한의과대학 학생들과 학술적, 문화적으로 교류하고 싶은 요구, 이후 졸업하여 한의사로서 보다 많은 국민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것, 한의대 교육의 질을 높여 졸업하고 실력있는 의사가 되는 것 등의 요구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개별 한의대 학생회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보다 전체 학생과 학생회들이 힘을 모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한의사가 제도권 내로 진입하고, 배타적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기 이전에는 한의대 학생들이 모두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매우 컸고, 이로 인해 전한련을 중심으로 5000 한의학도들이 활동을 해왔습니다. 1993년 약사법 개악으로 인해 한약이 뺏기게 될 위기에 처했을 때 전국의 한의대생들이 단체유급을 결의하면서 싸워왔던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외에도 공중보건의사제도, 전문의 제도 정립 등의 사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한의대생들은 단결되어 함께 행동해 왔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전한련의 두 대기조, 민족의학정립·국민건강권수호에는 한의계의 역사 속에서 선배들이 이루고자 노력해왔던 우리 모두의 이해와 요구가 함축적으로 담겨있는 것입니다.
그럼 2024년 한의대생들의 이해와 요구는 예전과 그대로일까요? 한의대생들 간의 교류, 한의대 교육여건의 향상, 한의사 및 한방치료의 제도적 정립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한의학교육평가인증의 문제,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문제, 원격의료 문제, 구당 김남수의 침뜸 평생교육원 설립문제 등 한의대 교육 뿐만 아닌 한의계 전체, 보건의료분야의 정세 역시 복잡해져 가고 있습니다. 전한련 상임위는 이러한 사안들이 학우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학우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학우들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소통과 토론의 장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